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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강좌

반도체 강좌. (1) 실리콘 결정구조와 에너지 밴드.

by gamma0burst 2012.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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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아... 전공 정리겸 반도체에 대해 연재를 해볼까 합니다.
반도체 칩에 대해 다루면서, 기초 이론에 대해 한마디도 안 하고 있는건 뭔가 아닌거 같아서 늘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졸업도 코 앞이니 마지막 여유라 생각하고 시작하려고 합니다.
반도체와 관련된 모든 내용에 정통한게 아닌데다가, 알고 있는 것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해시킬만한 내공이 없는 관계로 중요치 않은건 설렁설렁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_-;;
그리고 수식은 최대한 생략할겁니다.
쓰기도 귀찮을뿐더러 원리가 중요하지 수식은 나중입니다. 이거보고 계산할 일도 없을테니까요.

있을지 모르겠지만, 틀렸거나, 내용이 부족하거나, 궁금하거나, 이것도 다뤄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다 컨텐츠가 되고, 정보가 됩니다. 물론 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첫 시작은 반도체의 기반이 되는 물질, 실리콘부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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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리콘의 결정구조. (Crystal structure of Silicon)

현대의 반도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반이 되는 실리콘과 고체의 결정구조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실리콘(silicon, Si)은 원자번호 14 의 원자를 말하는겁니다. 규소라고도 하지요.
물론 반도체쪽에서는 그냥 실리콘이라고 부르는게 일반적입니다.
성형에 쓰는 실리콘은 규소수지 등의 규소화합물을 말하는 것으로 다른 물질입니다.
스펠링도 silicone 으로 다르지요.



(실리콘 단원자의 전자 구성.)

실리콘은 14족 원소로 최외각 전자가 4개입니다.
최외각 전자의 개수때문에 실리콘을 4족 원소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4가 라고 부르는게 맞는듯.)
그냥 적당히 넘어가면 됩니다. 중요한건 최외각 전자가 4개라는 사실이니까요.

최외각 전자가 원자핵과의 결합력이 가장 약하고, 그 때문에 원자핵의 영향에서 이탈하기 가장 쉽습니다.
원자핵과의 결합을 깨고 이탈한 전자는 자유전자가 됩니다.
이것이 최외각 전자의 구성이 원자결합을 형태를 결정하는 요소인 이유이며, 그렇기 때문에 최외각 전자의 수가 중요한겁니다.

원소는 안정된 상태로 변화하려는 특성이 있고,
최외각 전자 개수를 기준으로 8개(혹은 없거나...)가 안정된 상태입니다.

이는 최외각 전자가 없거나 8개인 18족 원소(헬륨, 네온, 아르곤 등)가 다른 원소와 결합하지 않는 등,
매우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실리콘의 공유결합.)

결국 실리콘 단원자는 불안정한 상태란 얘기이고, 다른 실리콘 원자와의 공유결합을 통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합니다.
주변 4개의 원자와 각각 하나씩 최외각 전자를 공유함으로서 최외각 전자를 8개로 유지합니다.


(2) 에너지 밴드와 밴드 갭. (Energy band & Band gap)

원자핵에 종속된 전자들은 연속적인 에너지를 가질수 없고, 양자화된 에너지를 갖고 있습니다.
범위 안에 아무 값의 에너지를 가질수가 없고, 특정 값의 에너지만을 가질수 있다는겁니다.

원자가 하나일 때는 양자화된 에너지 준위가 선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원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가 몇개의 선으로 나타나는거지요.
하지만, 공유결합을 통한 고체결정구조가 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원자간, 전자간, 원자와 전자간의 간섭이 발생하면서, 에너지 준위는 세분화되고 그 간격이 촘촘해집니다.
그와 동시에 에너지 준위가 겹치는 부분에서는 에너지 준위가 반발하면서 멀어집니다.

(단원자에서의 에너지 준위(좌)와 다수 원자 결합에서의 에너지 준위(우))

그 결과 생기는 것이 에너지 밴드와 밴드갭 입니다.
에너지 준위가 촘촘해져서 특정 구간내에 모든 에너지 준위에 전자가 존재할 수 있게된걸 에너지 밴드라고 하고, 그 에너지 밴드들 사이에 전자가 존재할 수 없는 에너지 구간을 Forbidden Band(금지대) 라고 합니다.
전자는 에너지 밴드 내의 모든 에너지 값 중의 하나를 가질 수 있지만,
Forbidden Band 내의 에너지 값은 갖지 못 하는겁니다.


그게 뭐 많다고 선이 밴드(면)이 될 정도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실리콘 결정 1cm^3 에 존재하는 실리콘 원자가 10^22 개 정도입니다.
천문학적인 숫자입니다.

위의 얘기들이 왜 그렇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양자역학적인 원자 구조에 대한 연구의 결과가 그렇다고만 알고 넘어가면 됩니다.
(양자역학 그러면 고등학교나 공대의 기초 물리 수준 생각하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본격적으로 파고들면 한 학기갖고 다 못 가르치는 수준입니다. 수학도 왠만큼 해야되고...
수업듣고나니 멘붕오면서 동시에 과학사에 이름을 남긴 과학자들이 인간으로 안 보임.)


(Conduction band 와 Valence band)

이렇게 다수 형성된 에너지 밴드에서 낮은 에너지 준위부터 전자가 채워집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비는 에너지 밴드가 생기겠지요.
이 때, 전자가 채워진 마지막 밴드를 Valence band(가전자대)라고 하고,
바로 위 밴드를 Conduction Band(전도대)라고 합니다.

그 사이의 Forbidden band를 Band gap 이라고 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Conduction band 에 있는 전자는 자유전자가 되어서 전기전도 등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가능하려면 Valence band에서 에너지를 얻어서 Conduction band로 올라갈 수 있어야합니다.
이 때 필요한 최소 에너지가 Band gap의 크기가 되는거고요.
Valence band의 전자들이 앞서 말한 최외각 전자들입니다.

이런 구조는 어떤 고체 물질에서나 다 존재하는 것으로 Band gap의 상태에 따라서 도체, 반도체, 부도체로 물질의 특성이 결정됩니다.

Band gap이 크다면, Valence band의 전자가 Conduction band로 쉽게 넘어갈 수 없기때문에 전기전도도는 낮아집니다. 부도체이지요.
Band gap이 작다면, Valence band의 전자가 Conduction band로 쉽게 넘어갈 수 있기때문에 전기전도도는 높아집니다. 도체입니다.
대부분의 금속들은 Band gap이 없거나, Valence band와 Conduction band가 중첩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자유전자가 많고, 그렇기때문에 금속의 전기전도도가 높은 것이지요.

반도체는 Band gap이 적당한 크기입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Valence band의 전자가 Conduction band로 쉽게 넘어갈 수 없지만, 인위적으로 약간만 조정을 하면 도체적인 특성을 갖도록 할 수 있습니다.
(Si의 Band gap은 300K(=27도씨)에서 1.12eV 입니다.)

인위적으로 전자를 컨트롤할수 있다는 부분은 반도체가 등장하게된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입니다.


(3) 왜 실리콘인가?

허구많은 물질을 놔두고 왜 실리콘이 반도체의 주역이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몇 가지 추측은 가능합니다.

1. 지구에 많이 존재.
지구과학 시간에 지구 구성 8대 원소를 외웠고 기억하고 있다면 알겠지만, 규소는 지구에서 두번째로 많이 존재하는 원소입니다. (첫번째는 산소.)
막말로 바닷가의 모래가 다 규소입니다. (정확히는 규소산화물, SiO2)
(물론 아무 모래를 퍼서 실리콘 결정을 만드는건 아니지만...)
구하기 쉽고,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겠지요.
이게 결정적인 이유일겁니다.

2. 특성.
실리콘의 물리, 화학적 특성이 반도체 공정상 유리하기때문입니다.
사실 초기 반도체를 이끈건 저마늄(게르마늄이라고 했었지요.)이었습니다.
실리콘에 비해 더 좋은 전류 특성을 갖고 있었지만, 녹는 점, 허용전압, 동작 온도가 낮습니다.
낮은 녹는 점은 반도체 공정에서 제한을 가져오는 요소이고, 낮은 허용전압과 동작 온도는 사용 조건에 한계가 됩니다.

3. 산업적 측면에서의 선점 효과.
저마늄을 제치고 실리콘이 대세가 되었지만, 위기가 없었던건 아닙니다.
반도체 생산에 있어서 공정미세화는 필수인데, 한계가 온겁니다.
너무 작아져서 빛의 파장으로는 만든 반도체를 관찰할 수가 없었던겁니다.
이 때, 실리콘보다 물성이 좋은 GaAs  등 다른 소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됩니다.
하지만 전자빔을 사용하는 전자현미경이 등장합니다. (최초가 TEM)
문제가 해결된거지요.
실리콘 기반으로 산업적 기반이 자리잡은 상황에서 문제점이 해결되었으니 굳이 다른 소재로 넘어갈 필요가 없겠지요.
산업적 기반이 선점된 상황에서는 기술적 우위가 높은 시장 점유율로 이어지지 않다는건 다양한 사례가 보여주고 있지요.


4. 실리콘은 자연 산화막을 쉽게 발생하는데 이 실리콘 옥사이드(SiO2)는 절연막으로 성능이 좋습니다.
다른 물질에서는 얻기 힘든 특성.

5. 적절한 밴드갭 (Band Gap)
모스펫에서 채널 컨트롤의 기본 컨셉은 게이트 전압을 통해 반전층(inversion layer) 채널을 형성해서 스위치를 on 한다는겁니다.
밴드갭이 크면 반전층을 형성하는데 너무 높은 게이트 전압이 필요하게되는데 이러면 중간 절연층에 부하가 심해집니다.
절연 파괴의 위험이 있고 수명 측면에서도 문제가 됩니다.
반대로 밴드 갭이 너무 좁으면 도체에 가까운 특성으로 가기때문에 on/off 컨트롤이 힘듭니다.
실리콘은 적절한 밴드갭을 갖고 있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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