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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ARM Holdings

모바일 AP 둘러보기. (5) ARM11

by gamma0burst 2012.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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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tex-A5 기반인줄 알았던 AP가 ARM11 기반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추가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제가 잘 모르기때문에 아는 범위에서 작성했습니다.

(1) 기起 : ARM11

ARM11 은 ARMv6 명령어 기반의 아키택처로 ARM9 의 뒤를 잇고, Cortex-A5 로 이어집니다.

ARM11 코어는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ARM1136, 1156, 1176, 11MP

이 중 가장 많이 나온 것이 ARM1176JZ(F)-S (= ARM1136EJ(F)-S) 입니다.

명령어 처리능력은 1.25 DMIPS/MHz 입니다. (정수연산)
부동소수점 연산성능은 동클럭의 Cortex-A8 대비 85% 정도 입니다.
Cortex-A8 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게 의문입니다만, 부동소수점 연산의 비중이 매우 낮기때문에 딱히 강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게 아닐까 추측할뿐입니다.
캐시 구성은 그야말로 제멋대로. 제품마다 천차만별입니다.

ARM11 이 주력이던 시절에는 공정상의 한계로 클럭이 500~800MHz 였고,
공정이 개선된 현재에 와서는 소비전력으로 메리트를 주기위해 여전히 최대 800MHz 에 머물고 있습니다.

ARM11 기반 AP를 탑재한 제품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건 역시 옴니아2 겠지요.
이번 편은 ARM1176JZ(F)-S, 옴니아2 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겠습니다.


(2) 승承 :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ARM11 이 주력 상품이던 때는 지금처럼 AP가 널리 사용되지 않던 시절이여서 그런지, 뭔가 땜질식으로 기능을 추가가 하면서 아키텍처가 개량되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고, 제조사의 라인업도 깔끔하지 못 합니다.
또한 주문자의 요구에 의한 오버클럭 혹은 다운클럭 된 제품들도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ARM11 기반 제품을 제조하던 제조사는 의외로 많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퀄컴, 엔비디아, Ti, 삼성 입니다.

그리고 ARM11 기반 제품 가운데서, 우리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건 세 가지일겁니다.
테그라, 아이폰, 옴니아2

- 테그라
1세대 테그라가 ARM11 기반입니다.
제품으로는 네 가지가 있지요. APX2500, APX2600, 600, 650
별로 쓰이지도 않았고, 테그라에 대한 오명을 최초로 만든게 1세대 테그라입니다.


바로 이 엔비디아의 홍보 자료때문.
(이건 지금도 엔비디아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1100mAh 배터리로 MP3 재생 100시간, HD 비디오 재생 10시간 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지금 기준에서봐도 코웃음칠만한 무리수입니다.
당시 상황에서는 절대 불가능했습니다.

(저런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실망감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1세대 테그라는 변변한 탑재 제품 하나 보여주지 못한 채 사라지고, 테그라가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는 2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 (테그라2)

- 아이폰 (애플)

초기 아이폰을 비롯해서 아이폰3G 까지 애플의 제품에는 ARM11 기반 AP가 다수 들어갑니다.
제조는 삼성이였고요.

(아이폰 3G)


아이폰의 의의는 장난감으로써의 스마트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 일겁니다.
단순히 업무용에 머물러 있던 스마트폰을 멀티미디어 기기,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끌어올린겁니다.
물론 이것이 가능했던건 애플만이, iOS이라는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OS, iOS 지원앱이라는 생태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하드웨어, 이 세 가지를 모두 구축하는데 성공했기때문이겠지요.
스마트폰의 시초라느니하면서 애플의 천지창조설을 주장하는건 오히려 애플의 이러한 공적을 깎아먹는 짓으로 밖에 안 보입니다. (빠가 까를 만드는 순간)

- 옴니아2

옴니아1 의 뒤를 이어 나온 제품입니다.
나름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AP는 아예 세대가 바뀌었고, 램은 두 배(256MB)로 늘었고, 디스플레이는 아몰레드.
옴니아1 에 이어 나름 괜찮은 판매고를 올립니다.

하지만 혹평을 면치 못 합니다.

(삼성의 흑역사. 옴니아)


가장 큰 원인은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한겁니다.
아이폰이 국내 소비자에게 보여준 것들은 그 동안 경험하지 못한 것이였고, 당연히 국내 제조사 중 탑이였던 삼성의 제품은 아이폰과 비교되게 됩니다.
(당시 국내 제조사 대부분이 주제도 모르고 마구잡이식으로 아이폰 대항마를 표방한게 사실이긴 합니다.)

옴니아1 이 내걸었던 전지전능이란 표현도 조롱거리로 전락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옴니아2 가 아이폰에 비해 체감성능이 떨어졌기때문에 그렇게 비난받은건 아닙니다.
당시 아이폰을 상대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전무했고, 가장 큰 원인은 iOS에 대항할 수 있는 모바일 OS가 존재하지 않았기때문입니다.
유일한 대항마였던 윈도우 모바일은 태생적인 한계로 너무 무거웠지요.
스펙상 앞서는 옴니아2 가 아이폰3G 보다 낮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윈도우 모바일이 얼마나 무거운지 알 수 있지요.
윈도우 모바일을 그나마 수월하게 돌린건 HTC HD2 정도였는데, 여기에는 스냅드래곤S1 (QSD8250 1GHz)이 들어갔습니다. 당시 스냅드래곤은 허밍버드 등장 전까지 최고 성능의 AP였습니다.

여기서 삼성은 마케팅에서 큰 실책을 범하고 맙니다.
아이폰으로 인해 변화해가는 국내 핸드폰 시장에 역행하는 마케팅이 나옵니다.
아이폰 대항마를 표방하면서, 더 이상 먹히지않는 애국 마케팅이 나오고, 아이폰과 옴니아2 의 스펙을 조목조목 비교하면서 옴니아2 가 더 좋다는 억지스러운 홍보자료가 배포됩니다.
지금봐도 보는 사람이 낯 뜨거워질 수준.
감히 삼성의 흑역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옴니아1 의 사후지원도 옴니아의 이미지에 타격을 줍니다.
윈도우 모바일 6.1 에서 6.5 로 업그레이드 된 옴니아2 와 달리 옴니아1 은 스펙의 한계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지 못 합니다.
스타일러스 펜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를 가진 6.1 과 달리, 6.5는 손가락 터치에 적합하게 자잘한 부분에서 수정이 이루어졌기때문에 체감상 차이가 컸습니다.

추가로 그동안 통신사에 의해 왜곡되어 있던 국내 핸드폰 시장에 대한 비난의 희생양이 됩니다.
국내 제품의 다운 스펙(대표적인 것이 와이파이 제거), 요금제 등
그동안 세계 시장과 단절된채 곪아가던 문제들이 아이폰의 국내 출시와 함께 일거에 터져나온겁니다.


결국 당시 시장을 좌지우지한건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였던겁니다.
그리고 이는 지금도 여전히 통하는 내용이고요.



(3) 전轉 : 한국에서 아이폰과 옴니아가 바꾼 것.
 

무리한 마케팅, 사후지원, 왜곡된 국내 시장 의 문제가 겹치면서 옴니아와 삼성의 이미지는 추락합니다.

이 모든걸 촉발시킨 것이 아이폰의 국내 출시였습니다.

삼성의 최신폰이 SKT를 중심으로 출시되는 상황에서 KT는 반전을 위해 아이폰을 출시합니다.
이 과정에서 당시에 흔히 있던 스펙다운같은건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애플의 고집을 꺾은 통신사는 어느 곳도 없었으며, 아쉬운 쪽은 KT였습니다.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모든 것이 바뀌게 됩니다.
당시 데이터 요금은 종량제 방식으로, 잘못 썼다하면 엄청난 요금을 부과되었지만,
데이터 사용이 필수적인 아이폰에 대응하기위해서 데이터 요금제가 생깁니다.
(데이터 요금제의 경우, 굳이 아이폰만을 위한건 아니었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면서 통신사들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됩니다.
전국에 와이파이 망이 깔리고, 데이터 요금은 점점 내려가고...
무선 인터넷 환경이 구축된거지요.

핸드폰 제조사들도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대세가 넘어가는걸 인지하고 대응에 나서게됩니다.
하지만 피처폰 만들던 기존의 마인드로 접근했기때문에 제대로 된 스마트폰이 나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개인적으로는 갤럭시S 를 국산 스마트폰의 진정한 시작으로 봅니다.
그 이전까지는 제품은 스마트폰이였지만, 제조사의 마인드는 피처폰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사후지원이라는 개념이 희박했지요.

한편, 옴니아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까지 삼성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갤럭시S 가 나왔지만 갤럭시A 의 사례로 인해 언제 버려질지 모른다는 불신이 팽배했고,
최적화에서 떨어진다는 이미지와 현실도 여전히 삼성이란 이름 뒤에 따라붙었습니다.

이 모든걸 어느 정도 극복하는 계기가 된것이 갤럭시S 에서 보여준 삼성의 태도 였습니다.
갤럭시S 에서 보여준 삼성의 사후지원은 지독한 수준이여서 삼성의 사후지원에 대한 불신은 이후 자취를 감췄습니다.
출시 초기 갤럭시S 와 최근의 갤럭시S 를 비교해보면 도저히 같은 제품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으로 체감 성능이 좋아졌는데,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발적화(발로 최적화했다고...)의 대명사이던 삼적화(삼성의 최적화)라는 표현은, 이제 최고 수준의 최적화를 뜻하는 말로 의미가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옴니아는 삼성의 트라우마로 남아있는듯 합니다.
옴니아라는 이름때문에 국내에 윈7 폰 출시를 꺼린다는 믿거나말거나 수준의 얘기가 있을 정도.


(4) 결結 : 아직까지 나오는줄 상상도 못 했다.

현재 신제품에서 볼 수 있는 ARM11 기반 제품은 퀄컴의 MSM7227(T), 7627, 7225 뿐입니다.

Telechips, AMLogic, Allwinner 등 저가형칩을 제작하는 업체들도 Cortex-A9 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ARM11 을 더 이상 구경하는건 어렵겠지요.


오히려 퀄컴에서 ARM11 기반 제품이 최근까지 나왔다는게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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